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강력한 수단이 바로 탄소배출권 거래제(Emission Trading System, ETS)입니다. 이 제도는 탄소 감축과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무엇인지, 왜 기업들이 반드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는지, 그리고 국내외 최신 동향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란 무엇인가?
개념과 원리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각 기업에 연간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배출권)을 할당하고, 기업들이 그 범위 내에서 배출하도록 유도하는 제도입니다. 기업이 할당량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다른 기업으로부터 남은 배출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반대로 배출량을 감축한 기업은 남는 배출권을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탄소의 가격화
이 제도의 핵심은 온실가스 배출에 경제적 비용을 부과한다는 데 있습니다.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감축한 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얻고, 감축하지 않으면 추가 비용 부담을 안게 되어 자연스럽게 탄소 감축을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배경과 필요성
1. 기후위기 대응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생태계 파괴, 식량 생산 감소 등의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효율적 감축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2. 기업의 지속 가능성 확보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 평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되면, 온실가스 감축을 소홀히 한 기업은 수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3. ESG 경영 및 투자 유치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요 평가 기준입니다. 탄소 감축 노력은 ESG 경영의 핵심 요소로, 탄소배출권 거래제 참여와 성과는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현황
2015년 세계 7번째 도입
한국은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 기업 위주로 적용했지만, 점차 대상 기업과 산업을 확대하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2030 NDC와 연계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배출권 가격 동향
2024년 현재, 한국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톤당 약 3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향후 감축 목표 강화에 따라 가격 상승이 예상됩니다. 이는 기업들에게 온실가스 감축 투자 확대를 강하게 유도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동향
1. 유럽연합(EU)
EU는 2005년 세계 최초로 EU-ETS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55%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배출권 할당량을 매년 축소해 기업들의 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 중국
중국은 2021년 전국 단위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출범했습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만큼, 석탄화력발전소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해 산업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3. 미국
미국은 연방 차원에서 통합 ETS는 운영하지 않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주와 동북부 RGGI(Regional Greenhouse Gas Initiative) 등 주 단위 배출권 거래제가 활발히 운영 중입니다. 최근 연방 차원에서 탄소가격제 도입 논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반드시 감축해야 하는 이유
1. 비용 절감과 경쟁력 확보
배출권 구매 비용은 기업의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감축 투자를 통해 배출권 구매 비용을 줄이면, 비용 절감과 함께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시장 진출 필수 조건
EU의 탄소국경세는 수출기업에 사실상 탄소 감축을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부족한 기업은 EU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3. ESG 평가와 투자 유치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의 ESG 평가에서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제 참여와 감축 실적은 지속가능한 투자 유치의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4. 법적 리스크 관리
한국에서도 기업의 환경 책임이 강화되면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 부과 등 법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전 감축 노력이 곧 리스크 관리로 이어집니다.
기업의 탄소 감축 실천 방안
1. 에너지 효율 개선
생산 공정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저탄소 기술을 적극 도입해 배출량을 줄입니다.
2. 재생에너지 전환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여 온실가스 배출 자체를 원천적으로 감축합니다.
3.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US) 도입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도입합니다.
4. 공급망 전반 감축
자체 감축뿐 아니라, 협력사와 공급망 전반에 걸쳐 탄소 감축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결론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기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 도구입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강력한 온실가스 규제를 도입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적극적인 감축 전략과 ESG 경영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