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면 끝나는 탄소 예산, 1.5도 목표는 이미 늦었을까

 

탄소 예산이 3년 내 소진될 전망이다. 1.5도 목표를 지키기 위해 남은 시간과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을 과학적 분석과 함께 스토리로 풀어본다.

 

기후 위기를 말하는 숫자, 1.5도 목표란 무엇인가

어느 날 뉴스 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1.5도 목표를 위한 탄소 예산이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는 기사 같았지만, 그 숫자 '1.5도'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5도 목표는 파리기후협정에서 전 세계가 함께 약속한 수치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선을 의미한다. 그 선을 넘으면 해수면 상승, 폭염, 생태계 붕괴, 기상이변이 더 자주, 더 강하게 찾아올 것이다.

 

탄소 예산이란 무엇이며, 왜 3년밖에 남지 않았나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전기를 사용하고, 음식을 소비하는 모든 활동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 배출량을 일정 수치 이내로 제한해야 1.5도 목표를 지킬 수 있다. 바로 그 총량이 '탄소 예산'이다.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인 지구 기후 변화 지표 IGCC는 이 탄소 예산이 2024년 기준으로 약 1300억 톤 남아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현재의 배출 속도다.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내보낸다면 이 예산은 고작 3년이면 모두 소진된다. 이는 불과 2021년까지만 해도 약 5000억 톤으로 추산되던 것보다 훨씬 줄어든 수치다. 기후 위기가 더 빨리 악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기온 상승은 매년 계속되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은 반복해서 경고해 왔다. 2021년 IPCC가 제6차 평가보고서 AR6를 발표한 이후에도, 해마다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은 모두 역대 가장 더운 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런 상황에서 탄소 예산을 보수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1.5도 목표는 실현 불가능한 꿈이 되고 만다.

기후과학자 피어스 포스터 교수는 이번 IGCC 보고서의 수석 저자로 참여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정책과 기후 행동은 이 상승 속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이미 '안전한 수준'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더 이상 시간을 끌 여유는 없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경고다.

 

1.6도 1.7도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묻는다. "1.5도 못 지키면 1.6도나 1.7도면 안 되는 걸까"라고.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1.6도 또는 1.7도 기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각각 5년과 9년 후면 탄소 예산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 수치도 절반의 확률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그보다 더 빠르게 탄소 예산이 소진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0.1도의 차이가 수백만 명의 생명과 수많은 생태계의 존속을 가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 위기는 단순히 숫자를 넘기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식을 바꿔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탄소 예산이 점점 줄어든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시간을 낭비해 왔는지 보여주는 반성이며, 지금이라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한다. 국가 차원의 재생 에너지 확대,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교통과 산업 부문의 전환 같은 정책이 절실하다. 동시에 개개인도 에너지 절약, 친환경 제품 소비, 대중교통 이용 같은 실천을 통해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재난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 현실을 멈출 수 있는 시간은 3년밖에 남지 않았다.

 

1.5도 목표는 아직 포기할 수 없다

탄소 예산이 3년 후면 바닥난다는 사실은 분명 충격적이다. 그러나 아직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기술과 정책은 이미 존재하며, 문제는 실행과 속도다.

1.5도 목표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지킬 수 있는 최후의 약속이며, 더 이상 늦추면 안 되는 경계선이다. 지금 우리가 기후 위기를 외면한다면, 미래는 우리에게 질문할 것이다. 왜 그때 행동하지 않았냐고.

지금 이 순간이 바로 행동의 시작점이다. 기후 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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